Andriyivskyy Descent /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인사동
언덕위 민트느낌 강렬한 성 앤드류 교회를 지나자
길거리를 가득매운 기념품 가게들이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는 처음인지라 스노우볼이됐던 마그네틱이됐던
여길 다녀왔다는 기념품이 필요한 상태였고, 출장복귀를 위해
곧 공항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기념품가게의 등장은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아무리 물가가 싸다지만 공항 기념품가게의
사악한 가격은 우크라이나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국기, 자석, 스노우볼 같은 기념품의 단골손님들은 물론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같은 악세사리류들,
쌀쌀해진 날씨때문인지 시베리아에서나 쓸법한
털모자와 부츠류, 망치나 철퇴같은 무기류까지
온갖 잡동사니가 다 나와있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으나 가장 인상깊었던 건
푸틴얼굴이 새겨진 두루마리 휴지였다.
키예프쪽에서는 전혀 그런느낌을 받지 못했으나
현지인에 따르면 현재도 크림반도쪽에서는 러시아와
전쟁중인 상태이며, 전사자들이 계속나오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감정은 우리네가
일본에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어느덧 중간지점까지 다다르자, 100UAH 지폐속에
나오는 시인 Taras Shevchenko의 동상이 나왔고
동상주변에서는 주로 그림작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때는 이미 스노우볼과 자석을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기분이 업된 상태였다.
어찌 아프리카인 모로코보다 유럽인 우크라이나에서의
기격이 반값에 불과한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무튼 착한가격에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던중,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크기는 손바닥 만한데, 실제꽃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핸드메이드 작품이었다.
오른쪽위에 붙어있는 숫자와 같이 가격은
160UAH!!
이거 개당 6500원꼴이었다. 무려 수제품인데 말이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관광지에서의 흥정은 기본예의가 아닌가.
한번 디스카운트를 조심스레 요청했으나
역시 작품에 대한 자부심 때문인지 정중히 거절당했다.
그래도 기분좋게 아래 두 작품 모두 구매했다.
13000원에!
이곳은 우크라이나의 인사동같은 느낌이랄까
각양각색의 기념품 구경도 좋고, 사람구경도
좋고, 덤으로는 정말 착한가격까지.
키예프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와볼만 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언덕위의 성 앤드류 교회도 밤에보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내려오는 길, 아파트 벽화가 눈길을 끈다.
무표정한 소녀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장식을 하고 소년으로 보이는 남자를 손위에
앉혀 두었다.
어떤 메세지를 담고 있는걸까??
궁금증을 묻어둔 체 공항가기 전 마지막 장소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